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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드라마 리뷰

영화 라라랜드 리뷰 (음악과 색으로 표현하는 여운있는 영화)

by 로라호 2025. 4. 8.

처음 '라라랜드'라는 영화를 봤을 땐 그냥 예쁜 영화 음악이 좋은 영화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몇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영화 속의 몇몇 장면들 그리고 그 장면을 비춰주던 음악들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다시 보면 볼수록 이 영화가 단순한 뮤지컬 영화는 아니라는 걸 느끼게 됩니다. 오늘은 화려한 춤과 색감 감성적인 OST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결말의 여운에 대해서도 이야기해 보겠습니다.(결말 공개 없음)

라라랜드 영화 포스터

처음엔 그냥 음악 영화인 줄 알았습니다

영화는 고속도로 위에서 사람들이 차 문을 열고 춤을 추는 장면으로 시작합니다. 색색의 옷을 입고 밝은 음악에 맞춰 활기차게 움직이는 그 장면은 마치 잘 만들어진 한 편의 뮤직비디오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그 장면만 보면 이 영화가 참 신나고 유쾌하게 전개될 거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저도 처음엔 그랬습니다. 그런데 그건 이 영화가 보여주는 ‘겉모습’을 표현하는 것 같았습니다.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부터는 그 안에 담긴 인물들의 감정, 고민 그리고 현실적인 문제들이 하나하나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미아가 오디션에서 계속 떨어지면서 주눅 들어하는 장면들과  세바스찬이 음악을 포기하지 않으려고 애쓰는 모습은  너무나 현실적이어서 공감됐습니다. 꿈을 좇는다는 게 한편으로는 멋있어 보이지만 그 과정은 늘 외롭고 고단하다는 것을 너무 솔직하게 보여줘서 더 공감되는 부분이 많았습니다.

 

음악영화답게 라라랜드의 음악들은 한번만 들어도 마음을 흔드는 음악들입니다.

‘City of Stars’, ‘Another Day of Sun’, ‘Audition’…

처음에는 단순히 멜로디가 좋아서 귀에 남는 줄 알았는데 나중에는 그 음악이 흐르던 장면과 그 장면 속에 묻어있던 감정까지 함께 떠올라서 음악이 영화에 미치는 영향이 정말 대단하다고 느껴지는 부분입니다. ‘City of Stars’는 로맨틱한 멜로디지만 어딘가 쓸쓸한 느낌이 들어서 두 사람이 함께 걷던 장면이 자꾸 생각나고 밝지만 슬픈 느낌이 묻어납니다. ‘Audition’ 장면에서는 미아가 자신의 감정을 고스란히 노래로 토해내는데 그 순간만큼은 마치 배우가 아니라 진짜 영화를 위해 오디션을 봤던 자신의 진짜 이야기를 풀어내는 느낌이었습니다. 이런 부분들 때문에 영화가 끝나고도 오랫동안 이 음악들을 찾아들었던 것 같습니다. 운전할 때나 집안일할 때 그리고 혼자 조용히 있을 때에도 그 노래를 틀어두면 마치 영화 속으로 다시 들어간 기분이 듭니다.

이 영화는 ‘색깔’로도 감정을 전달합니다.

'라라랜드'를 보다 보면 “이 영화는 색감으로도 감정을 설명하는구나”라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들게 됩니다. 단순히 화면이 예쁜 정도가 아니라 색이 주인공들의 기분, 관계 그리고 상황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또 하나의 언어로 쓰여지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대표적으로 미아가 친구들과 함께 파티에 가는 장면입니다. 배우들이 입고 있는 원피스 색깔은 모두 다른데 각자 다른 색인데도 전혀 산만하지 않고 오히려 완벽하게 조화를 이루며 파티라는 장면의 밝고 자유로운 분위기가 느껴집니다. 그 장면 하나만으로도 ‘젊음’과 ‘꿈’이라는 키워드를 강하게 전달되는 것 같습니다.

또한 세바스찬과 미아가 언덕 위에서 함께 춤을 추는 장면은 색채 연출의 정점을 보여줍니다. 해 질 녘 보랏빛이 가득한 하늘 아래에 비춰진 배경은 두 사람의 관계가 막 시작될 때의 설렘과 어쩌면 있을지 모를 두려움도 함께 담고 있는 듯합니다. 배경색 하나가 그들의 감정을 그대로 말해주는 느낌이었습니다.

이렇듯이 대사가 없어도 장면만 보고도 ‘지금 어떤 감정일까?’를 느낄 수 있는 영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건 눈으로 듣는 음악 같다”는 표현이 정말 잘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이렇게 색채 연출만으로도 감정을 입체적으로 전달하는 영화는 흔치 않다고 생각합니다. 라라랜드가 오래도록 회자되는 이유도 바로 그 섬세한 표현력 덕분일지도 모릅니다.

마음속 깊은 여운을 남기는 영화

라라랜드는 단순한 뮤지컬 영화가 아닙니다. 처음에는 화려한 색감과 음악덕분에 로맨틱한 분위기에 빠져들지만 영화가 전하는 메시지는 생각보다 깊고 현실적입니다. 라라랜드는 처음 볼 땐 예쁘고 두 번째 볼 땐 마음이 아프고 세 번째 볼 땐 나 자신을 돌아보게 되는 그런 영화입니다. 그만큼 단순한 로맨스 뮤지컬이 아니고 여러 가지 감정이 켜켜이 쌓여가는 이야기입니다. 음악, 색감 그리고 연출까지 모두 훌륭하지만 이 영화가 정말 대단한 건 보는 사람의 경험에 따라 모두 다르게 느껴진다는 점입니다. 저처럼 40대가 되어 다시 이 영화를 보게 된다면 젊은 시절의 열정도 생각나고 지금 나의 삶에 대해서도 곱씹게 됩니다. 

결말이 슬프다고만 할 수는 없지만, 마음 한켠이 오래도록 울리는 건 분명합니다. 꿈을 향해 달려간 적이 있다면, 혹은 누군가를 진심으로 사랑해 본 적이 있다면, 이 영화는 분명 특별하게 다가올 것입니다. 삶에서 때로는 선택이란 것이 사랑보다 더 큰 무게일 수 있다는 점을 조용히 알려주는 영화입니다. 지금 어떤 인생의 고민에 대한 마음의 무게를 덜어내고 싶으신 분들께 오늘 '라라랜드'영화를 추천합니다.